‘앤섬’(Anthem)은 영어로 된 모테트, 성가대 찬양곡이기도.
‘앤섬’(Anthem)은 라틴어의 ‘안티포나’(antiphona)에서 유래합니다. 영국 국교회(성공회) 예배에서 로마 가톨릭교회의 라틴어 모테트와 비슷한 합창작품이지요. 영어로 노래하는 모테트라 할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 형식의 것이 있으나, 17, 18C에는 오케스트라 반주가 쓰였는데, 보통 오르간 반주를 가지며, 독창과 합창으로 된 앤섬을 ‘버스 앤섬’(verse anthem), 합창곡으로만 된 것을 ‘풀 앤섬’(full anthem)이라 불립니다. 헨델, 퍼셀 등의 고전적 명작이 있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개신교 예배에서 교회성가대가 합창으로 부르는 찬미의 노래도 앤섬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성경구절에 기초하거나 찬미의 주제이지만, 죄의 고백, 신앙고백, 감사, 선포 등의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기도 합니다. 원래 두 개의 찬양대가 교창(交唱, antiphon)하던 것이었는데, 지금은 단순히 찬양대가 부르는 찬양을 의미합니다. 앤섬 악보집을 보면 미사의 일부, 예배용 음악, 코랄 등에 영어가사를 붙인 것이 들어있어 음악사에서의 앤섬과 성가대 찬양순서인 앤섬은 구별하여야 합니다.
‘예부터 도움 되시고’가 등장하는 디킨슨(C. Dickinson)의 ‘주의 이름은 크시고 영화롭도다’, 화이트헤드(A. Whitehead)의 ‘전능왕 오셔서’등이 대표적인 앤섬이지요.
찬송시 ‘온 땅아 주 여호와께’는 2009년 칼빈 탄생 500주년 기념일에 맞춰 예장(합동) 총회신학부에서 출간한 『칼빈의 시편찬송가 한국어판』 100편-2입니다. 칼빈은 150편의 시편과 십계명, 시므온의 노래, 사도신경을 노래할 수 있도록 운율화(韻律化)하여 시편가(Psalter)를 만들었습니다.
칼빈은 1539년부터 오랫동안 당시 이름난 시인인 마로(Clément Marot, 1496–1544)와 베제(Théodore de Bèze, 1519-1605) 등과 운율화 작업을 하였고, 부르주아(Louis Boureois, c. 1510-c. 1561), 구디멜 (Claude Goudimel, c. 1514–1572), 르죈(Claude Le Jeune, 1528 to 1530- 1600) 등의 작곡가들과 함께 1562년, 『제네바 시편가』(Genevan Psalter)를 출판하였습니다.
곡명 OLD HUNDREDTH는 원래 『제네바 시편가』에 실린 시편 100편 운율시에 부르주아(Louis Bourgeois, c. 1510-c. 1561)가 붙인 곡조입니다. 그래서 곡명도 옛 시편 100편이라고 되어 있죠.
“온 땅이여 여호와께 즐거운 찬송을 부를지어다. 기쁨으로 여호와를 섬기며 노래하면서 그의 앞에 나아갈지어다. 여호와가 우리 하나님이신줄 너희는 알지어다. 그는 우리를 지으신 이요 우리는 그의 것이니 그의 백성이요 그의 기르시는 양이로다.”
이 찬송이 등장하는 파우치(L. Pfautsch)의 ‘참목자 그리스도’를 비롯하여 개신교 앤섬 대부분은 찬송가 1장 가사인 켄(Thomas Ken, 1637-1711) 목사의 ‘만복의 근원 하나님’보다 시편 100편 운율시 “온 땅아 주 여호와께 즐거이 찬송 부르라”가 지배적입니다.
김명엽
연세대학교 성악과 및 동 대학원 교육대학원, 오스트리아 빈 음악원에서 수학하였으며 추계예술대학교 성악과, 연세대학교 교회음악과 교수,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서울시합창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 한국합창지휘자협회 이사장, 언더우드기념 새문안 음악교육원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다.